지금 살고 있는 강남역 오피스텔은 참 비싸다.
내 깜냥으로는 딱 6개월정도밖에 못 버티겠다.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에서 2년을 살다가,
제발 좀 햇빛에 눈뜨고 싶어서 무리수를 좀 뒀다.
근데 정말 무리수긴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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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이런 방에서 또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멋지고 매력적인 방이다.
양재역 부근과 도곡동 타워팰리스까지 훤히 내려다보이는, 13층 남향에 창문이 커다란 방이다.
아침 7시만 되면 햇살이 너무 눈부셔 이불로 얼굴을 푹 덮고 가리게 되고
알람보다 더 먼저 깨게 되는 곳.
하얀 벽지와 하얀 옷장, 깨끗한 마루바닥과 또 평생 처음 가져보는 나만의 더블침대, 하얀 침구세트.
그리고 주황색, 연두색, 파란색 색색깔의 빈백 쇼파들이 바닥에 질펀하게 널부러져있고,
나는 내키는 대로 하나를 골라 철퍼덕 몸을 던지고 기댄다.
빨간색 클로버 모양 테이블에 조그만 넷북을 올려놓고,
이케아에서 산 국민책장에 좋아하는 마케팅/디자인 서적들을 찬찬히 꽂아놓고
배낭여행/ 해외 출장 다닐때마다 요긴하게 쓰는 여행캐리어 가방이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하나가 나란히 서있고
선물받은 스피커에서는 일렉스토닉, 라운지, 하우스, 트랜스 음악들이 랜덤으로 짱짱하게 흘러나온다.
침대에 누워서 창밖을 보면 하늘이 너무 잘 보인다.
낮에 구름도 너무 잘 보이고, 밤에 달과 별도 너무 환하게 잘 보인다.
비오는 날에도 , 침대 옆 2미터 짜리 고개숙인 스탠드만 켜놓고 있으면, 이미 스카이 라운지 bar가 된다.
혼자보기 아까운 풍경. 혼자 살기 아까운 방.
내 방이 나는 좋다. 정말.
월세의 압박으로 이제 얼마 더 오래는 못 살고 다른 곳으로 분명 옮기게 되겠지만,
이방에 있을때 온몸으로 즐거울 수 있었던, 햇살과, 음악과 탁 트임, 깨끗함, 여유는 영원히 내 기억에 남았으면.
내가 매주 집들이를 하는 이유다.
내 방이 너무 좋아서,
그리고 최대한, 내 방을 즐기고 싶어서.
자, 보자 보자,
이번주 토요일 저녁에는 어느 무리들이 놀러오기로 했더라.
오. 홍콩 중문대 패밀리들이 오는구나. 두둥~
간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치킨에 맥주 한잔. 기대된다.
